이의리, 세이브보다 값진 9회 위기 탈출…“악몽은 끝났다”
이의리, 세이브보다 값진 9회 위기 탈출…“악몽은 끝났다”
승리도 없었고 세이브도 없었다. 하지만 KIA 타이거즈 이의리에게는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1이닝이었다.
지난 경기에서 뼈아픈 끝내기 홈런을 허용했던 이의리가 29일 광주 SSG전에서 다시 마운드에 올라 위기를 스스로 극복했다. 결과보다 더 반가운 것은 흔들린 뒤에도 다시 자신의 공을 되찾았다는 점이다.
9회초,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KIA와 SSG가 1-1로 맞선 9회초.
이의리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출발은 불안했다. 선두 타자 에레디아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이어 조형우에게 2루타까지 맞으면서 순식간에 실점 위기에 몰렸다.
자칫하면 또 한 번 뼈아픈 순간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의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후 전의산과 오태곤, 최지훈을 차례로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주자를 내보냈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자신의 힘으로 위기를 정리했다.
포심 최고 구속은 156㎞까지 나왔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역시 정상적으로 구사됐다.
숫자만 보면 완벽한 1이닝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의리에게는 그보다 중요한 장면이었다.
6일 전 악몽을 직접 지웠다
이번 등판이 특별했던 이유는 불과 엿새 전의 기억 때문이다.
이의리는 키움전에서 김재현에게 좌월 끝내기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KIA의 대역전패에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했다.
마무리 투수에게 끝내기 홈런은 쉽게 털어낼 수 있는 경험이 아니다.
특히 중요한 순간에 마운드에 올라야 하는 클로저에게는 한 번의 실패가 다음 등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이의리는 오래 머물지 않았다.
이번에는 동점 상황에서 다시 9회 마운드에 올라 위기를 맞았고, 결국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실패 → 재등판 → 위기 → 극복.
이 과정 자체가 이의리에게는 하나의 성장 과정이 됐다.
158㎞ 좌완의 변화, 이제는 구속만 보지 않는다
이의리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투수다.
좌완 투수로서 최고 160㎞에 가까운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최근에는 158㎞ 안팎의 빠른 공을 앞세워 KIA의 새로운 클로저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의리에게서 눈에 띄는 부분은 단순히 구속이 아니다.
빠르게 던지는 것보다 어떻게 타자를 잡아낼 것인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날도 포심 제구가 흔들리자 포수 김태군이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볼배합을 바꿨다.
그 선택은 효과적이었다.
특히 2사 2·3루에서 최지훈을 상대할 때는 슬라이더만 세 차례 던져 삼진을 만들어냈다.
강속구 하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변화구를 활용하고,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모습이었다.
이것은 마무리 투수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변화다.
클로저에게 필요한 것은 ‘회복 탄력성’
마무리 투수는 경기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을 책임진다.
잘 던졌을 때는 팀 승리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지만, 단 한 번의 실수가 경기 전체를 뒤집어놓기도 한다.
그래서 클로저에게는 구속이나 구위만큼이나 실패 이후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의리는 최근 이 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있다.
키움전에서 끝내기 만루홈런을 맞은 뒤 SSG전에서는 다시 9회에 올라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위기를 극복했다.
승리투수도 아니었고 세이브도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의 1이닝은 이의리에게 앞으로의 시즌을 위한 중요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단맛과 쓴맛’을 모두 경험하는 24세 클로저
이의리는 이제 막 KIA의 뒷문을 책임지는 역할에 적응하고 있다.
좋은 날에는 압도적인 구속으로 타자를 제압하지만, 반대로 중요한 순간에 큰 타격을 허용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흔들리고 다시 일어서는 경험을 반복하고 있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이의리에게 가장 중요한 성장 구간일지도 모른다.
완벽하게 무너지지 않는 투수가 아니라 무너진 뒤에도 다시 마운드에 올라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로 성장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29일 SSG전에서 보여준 9회 위기 탈출은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마무리
이의리에게 이번 경기는 기록으로만 평가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승리도 세이브도 없었다. 시작은 볼넷과 2루타로 불안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끝냈다.
엿새 전 키움전의 아픈 기억을 안고 다시 9회 마운드에 오른 뒤 스스로 분위기를 바꿨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156㎞의 강속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그리고 실패를 딛고 일어나는 경험.
KIA가 기대하는 새로운 좌완 클로저 이의리는 이제 단순히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를 넘어, 위기 상황에서도 자신의 무기를 선택할 줄 아는 투수로 성장하고 있다. ⚾🔥
앞으로 이의리가 KIA의 뒷문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지켜낼 수 있을지, 그리고 이번 위기 탈출이 본격적인 성장의 전환점이 될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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